네티즌 18호


CCIE 실기 시험 감독관의 세계

CCIE는 시스코가 부여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자격증으로 이를 취득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력의 기회를 열어주며, 고객사에게는 특별한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이 자격 취득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2시간이 소요되는 다지 선다형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다. 필기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은 8시간에 걸친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 시험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있어, CCIE 프로그램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시스코 인증의 전문가 중 3%만이 이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이다.

2003년 10월, 시스코는 CCIE Voice 과정도 추가했는데, 라우팅 및 스위칭, 보안, 서비스 제공 업체 등 다른 세 개의 과정에 합류했다. Voice 과정은 IP 텔레포니 솔루션을 구성 및 유지하는데 있어서의 전문가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이 지식에 대한 관심이 최근 매우 높은 추세로, 도입 첫 달 8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Voice 필기 시험을 보러 왔을 정도이다. 이는 CCIE 프로그램에서도 응시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실기 시험의 경우, 응시자들은 자신의 모든 지식을 최대한 동원, 시험장에 쏟아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된다. 이들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감독관이 실험실 앞에 앉아 있다. Packet?은 최근 Voice Lab 감독관인 벤 응(Ben Ng)을 만나 그의 일과에 대해 살짝 엿보기로 했다. 응은 복잡한 CCIE 시험에 매우 익숙한 모습을 보였으며, 2000년 10월에 라우팅과 스위칭 부문에서 CCIE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올해 8월에 있을 Voice 부문에서 감독관의 역할도 준비 중이다.

실험실 감독관이 하는 일에 대해 말해달라.
나의 공식 직함은 고객 지원 엔지니어이다. 실기 시험을 치루는 응시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업무이다. 이러한 지원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것은 실기 시험에 관한 응시자들의 질문을 해결해주는 것으로, 해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한 대답해줄 수 있다. 또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해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기본적으로는, 응시자들에게 담배나 술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최대한의 편안함을 제공함으로써 응시자들의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Voice 실기 시험에 응시하는가?
현재 하루에 세 명의 응시자를 수용할 수 있다. 일주일에 약 15명이나 한 달에 60명까지 응시할 수 있다. 실기 시험장이 개장한 뒤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응시자들이 미국 출신이지만 가상 실기 시험으로 전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응시할 수 있다.

합격자 수는 어느 정도인가?
2004년 1월 중순까지, 31명의 사람들이 CCIE Voice 인증을 취득했는데, 이는 필기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의 10%도 안 되는 수치이다. 몇몇은 두 번째 응시 끝에 합격했지만 현재 세 번째 응시자도 몇 명 있다. 이는 이 시험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CCIE 인증이 업계에서 높은 자격증으로 인정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CCIE가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CCIE 인증은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에게 네트워킹 프로토콜에 대해 심도 있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특히 네트워킹 장비 구성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고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교육이 목표가 아니라 종단간 네트워킹에 대한 미묘한 특징이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규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자격 요건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응시자들이 실기 시험에 도전하기에 앞서 실제 현장에서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의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실기 시험장에는 어떤 장비들이 갖춰져 있는가?
실제 상황에서 응시자들이 직면하게 될 수 있는 문제를 구성하고 장비를 선택한다. 장비 전체 목록은 CCIE 웹 사이트(www.cisco. com/go/ccie)에 올려 놓았다. 우리는 기본적인 네트워크 접속만을 제공하며, 응시자들은 서비스 품질이나 가상랜, 게이트웨이, 게이트키퍼 등에 대한 구성을 포함해 IP 텔레포니 시스템 구축에 대한 내용을 물어보게 된다. 음성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실제 부딪히게 될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시스코 TAC(Technical Assistance Center)에 몸담았던 과거의 경험이 감독관 역할에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이 부문에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 내용을 바꾸는가?
그렇다. 자주 바꾸는 편이다.

하루 일과에 대해 말해 달라.
여러 감독관들과 나는 아침 7시에서 7시 30분 경 실험실에 도착한다. 그런 다음 먼저 장비들이 사용하기에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작동은 원활하게 되는지 점검한 다음 문제지를 준비한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로비에서 응시자들을 맞이하고 실기 시험장으로 인솔한 다음 배정된 자리에 앉힌다. 10분에서 15분 경의 짤막한 브리핑을 거친 다음 시험을 치르게 한다. 시험 시간 중에는 응시자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고 질문의 요지를 정확히 전달해준다. 장비가 구동하지 않는다고 응시자가 말하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점검해 이상 여부를 확인, 교정해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안정되면 구성이 정확히 되었는지, 실제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다. 결과만을 토대로 점수가 매겨지기 때문에 구성이 정확해보여도 작동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가 없다. 먼저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뒤 구성이 실제 작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살펴본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장애가 아닌 구성의 오류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동과 구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경우 응시자는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다.
시험이 끝나면 응시자들과 채팅을 통해 시험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응시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매우 힘든 시험 과정이었다고 대답한다. 감독관이 시험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점수를 매기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는 새로운 장비를 시험해보고 학습하며 향후 실기 시험 컨텐트에 대해 고민한다. 다른 CCIE 팀들과도 연계해 응시자들에게 보다 나은 실기 시험을 치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도 갖는다.

응시자들이 물어봐서는 안 되는 질문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시험 콘텐츠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떠한 질문도 가능하다. 하지만 특정 솔루션을 선택해 달라거나 그것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는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해답과 직접 연관이 되어 있는 질문에는 어떠한 대답도 해줄 수가 없다.

시험 시간 중에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
응시자들에게 30분간의 점심 휴식 시간을 준다. 한 응시자가 점심 시간 동안 나한테 욕을 해 매우 놀란 적이 있었다. 또 어떤 응시자는 팩스 기기의 수신 버튼을 눌러 팩스를 전송 받은 것처럼 행동하기도 해 오해를 산 적도 있었다. 또한 ID를 위장해 다른 사람 대신에 응시한 경우도 있었고 시험 시간이 끝나자 다른 감독관이 '시간 초과'라고 외치자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가 깨어난 사람도 있었다.

실기 시험 감독관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우리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감독관이 특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국의 개념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실기 시험이 있는 곳엔 언제나 우리가 있지만 이는 실기 시험에서만 그렇다. 하지만 적절할 경우에 한해 언제나 질문을 환영하고 있다. 또한 응시자들을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로 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 역시 우리의 임무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한 응시자가 매우 추워 떨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에 자켓과 스웨터를 제공한 적이 있었다. 시험 시간 도중에 응시자가 아프면 약을 주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뜨거운 차 등도 제공해주고 있다. 응시자들은 시험을 치루기 전에 시험 장소를 잠깐 들러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좀 더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시험에 집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응시자들이 풀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어야 한다는 충동을 억제하는 것인데, 나의 이전 업무가 시스코 TAC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또한 사람들의 질문에 대해 해답을 주지 않고 단순하게 풀어주는데 국한시켜야 한 것이 어려운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에게는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시험에 떨어진 사람들을 대하는 게 감정적으로 쉽지 않다. 응시한 엔지니어 중 상위 몇 퍼센트만이 합격하기 때문에 훌륭한 엔지니어라도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응시자가 시험의 합격 여부에 상관 없이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응시자들은 시험이 아니라 실제로 제한된 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에서도 시험을 볼 때와 똑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CCIE 실기 시험을 본 사람들은 보다 향상된 엔지니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부분은 무엇인가?
나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실기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 모두가 네트워킹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지만 모두 독특한 경험과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점심 시간 동안에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은데, 실제 생산 네트워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객들은 정말 혁신적이며 복잡한 네트워크를 도입 및 유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 중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실기 시험을 마친 응시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려줄 때이다. 실기 시험을 준비하고 공부한 다음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좋은 엔지니어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응시자를 통해 내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곤 한다.


응시자가 본 감독관
시스코의 리셀러인 Flair DataSystems의 네트워킹 엔지니어인 슐러(T.J. Schuler)는 CCIE Voice 시험이 발표되자마자 그 시험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자격증 취득에 나선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는 24세의 젊은 나이에 8년 간 네트워킹 분야에 몸담고 있으며 라우팅 및 스위칭과 보안 분야에서 이미 CCIE 인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IP 텔레포니 네트워크를 많이 구축해보았지만 시험을 위해서는 준비할 것이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자격증은 나의 고객들에게 신뢰성과 자신감을 준다"고 밝혔다.

슐러는 두 번째 도전 끝에 합격증을 받았으며 이와 관련된 최신 기술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재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벤 응 감독관은 매우 뛰어나다. 내가 만나본 벤과 다른 감독관들은 다른 위치로 올라서는 것이 얼마나 힘들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는 데에 따른 고충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슐러는 시험 시간 동안에 질문 하는 것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는 "적절한 이유를 가진 질문에는 그에 상응하는 답변이 뒤따랐는데, 문제 내용에 대해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감독관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감독관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벤은 문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건 모르건 간에 명쾌하게 다시 설명해주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술회했다.


추가자료
 
■ CCIE 홈페이지 :
    cisco.com/go/ccie
■ Voice track 홈페이지 :
    cisco.com/packet/161_10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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